모두가 꽃인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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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경배 | 등록일 | 16.10.06 | 조회수 | 205 |
우리학교 정문 앞에는 도시 공원 숲인 장구봉이 자리하고 있다. 봄이 되면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 연둣빛 생동감을 선사하고, 여름에는 우거진 녹음으로 청량감을 주며,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의 고운 자태로 우리를 황홀하게 한다. 우리 청주외고 선생님들이 장구봉 한번, 하늘 한번 쳐다보며, 업무에 지친 심신을 쉬는 곳이기도 하다. 오늘 오후 따가운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장구봉에 올랐다. 장구봉 입구에서 부터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주변에는 철쭉과 진달래, 벚꽃, 단풍나무, 소나무, 참나무, 그 밖에 이름 모를 풀꽃과 나무들이 파란 하늘과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그 때, 저만치 풀숲에서 하얗게 피어난 아름다운 꽃을 발견하고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안보였는데, 오늘 다시 보니 정말 아름다운 자태를 수줍게 드러내고 예쁘게 피어 있지 않은가? 꽃이 피기 전, 그냥 나무일 때는, 여기저기 휘어져 전혀 볼품이 없었는데... 나무 가지 끝에 매달린 꽃이 너무 소담하고 아름다워 이름도 모르는 그 꽂을 한참 바라보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생각났다. 꽃으로 피어나 아름답지 않은 꽃이 있던가! 봄에 활짝 피어나는 벚꽃은 그 화려함이 일품이며, 양지바른 언덕에 피어나는 진달래, 봄을 알리는 개나리, 5월의 여왕 장미, 심지어는 산소에 수줍게 피어나는 할미꽃, 겨울을 견디고 여름이 되어야 비로소 꽃을 피우는 목백일홍, 그 밖에 이름도 알지 못하는 야생화들도 하나 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쁘지 않은 꽃이 없다. 나는 우리 청주외고 학생들도 이와 똑같다고 생각한다. 예쁘지 않은 꽃이 없듯이 예쁘지 않은 학생은 단 한명도 없다. 우리 청주외고 학생들도 각자의 아름다움과 자신만의 향기를 품고 꽃으로 활짝 피어날 바로 그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어느 꽃이 더 예쁜가 하는 질문이 어리석은 질문이듯, 어느 학생이 더 소중한가 하는 질문 또한 잘못된 것이다. 어떤 꽃을 더 좋아하느냐 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지 그것이 꽃의 가치를 판가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꽃이며, 그 나름대로의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다만, 봄이 되면 화려하게 활짝 피어나는 벚꽃 같은 학생이 있는가 하면, 5월이 되어야 꽃망울을 터뜨리는 장미 같은 학생도 있고, 없는 듯 가만히 있다가 여름이 되어야 피어나는 목백일홍 같은 학생, 가을의 모진 서리를 맞으며 만개하는 국화 같은 학생, 온갖 시련을 견뎌내고 겨울이 되어서야 비로소 꽃을 피우는 동백꽃 같은 학생도 있는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무조건 빨리 꽃을 피우라고 우리 학생들을 지나치게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 본다.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피어날 아름다운 꽃으로 보지 않고, 봄이 되었으니 무조건 피어나라고 조급하게 닦달하며 걱정스런 눈으로 학생들을 몰아 부치지는 않았던가? 이제, 조급함이나 걱정보다는, 학생들을 신뢰하고 그들을 끝까지 지켜보며 격려하는 지혜가 더욱 절실히 필요하지 않을까? 저마다의 노력으로 꽃봉오리를 수줍게 부풀리고 있는 사랑스런 우리 청주외고 학생들! 온 누리를 자신만의 향기로 물들이며 저마다의 아름다운 꽃으로 활짝 피어날 영광스런 그 날을 손꼽아 조용히 기다려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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